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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28일 일요일
이른 아침에 깨여 베란다 창너머 회색빛 구름사이로 여명이 밝아 오는 하늘을 올려다 본다
그즈음 난 일련의 강박관념속에 살고 있었던 것 같다 음,,,,, '때에 따른 피사체에 대한 구속'같은 것이다
말하자면 어느 시점에 피고 지는 꽃들을 제 때에 앵글속에 안착 시켜는지,,,,,하는 그런것!!
그날도 모종의 벚꽃에 대한 강박관념이다
올해는 유독 이상기후로 작년보다 보름이나 앞서 모든 때들이 미친 듯이 앞다퉈 날뛰었지만,
2013년 4월 마지막 주까지도 남산공원엔 나를 위한 꽃들 몇몇이 남아 있었다
흐린 하늘을 올려다 보며 오늘 마저도 게으름을 피운다면 왠지 때가 쳐놓은 덫에 영영 갇히질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섬주섬 카메라를 챙겨 남산공원을 향한다
이곳은 다른 지역보다 꽃들의 만개가 더뎌 다행히 분수 주변 유일한 수양벚꽃이 중년의 파워를 자랑하며 당당하다
지난날 옛 식물원 근처 언덕배기에 둥지를 마련하곤 어느순간 하늘을 향해 두녀석이 자리매김을 했다 뿌리 하나에 몸통은 두개라,,,,,,신비롭다
느긋한 일요일 아침이건만 부지런하신 어르신들의 산책로를 피해 언덕배기 아래로 내려가니 아늑한 나만의 공간이 보인다
목을 한껏 뒤로 젖힌채 올려다본 수양벚꽃은 황홀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맘놓고 큰대자로 누워 동서남북 돌아가며 쳐다보는 기분을 어찌 말로 다할까!!!
온몸으로 쏟아지는 연분홍 여신들의 속삼임은 황홀하다 못해 어질어질함에 눈이 스르륵 감긴다
오가는 인기척에 정신이 돌아오고
먹지 않아도 배부른 마음을 안고
고마움을 전하며 나는 집으로 간다
.
.
,,,,,,,올해는 이 벚꽃을 만날 수가 없다
근 반년째 분수대 주변 유적 발굴 작업이 진행중이라 뜻하지 않게 묻어 두었던 추억의 한자락을 펼쳐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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