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나의 이야기

엄니 발과 고추잠자리

따끈따끈72 2013. 8. 19. 12:41

 

 

 

 

엄니 엄지 발톱에 물든 봉숭아빛 매니큐어가 맘에 들어던지

지나가던 고추잠자리가 잠시 쉬잖다

 

 

 

 

 

제 몸뚱이의 고은 붉은 빛을 아는 눈치다

 

행여 찾아온 손님이 놀랄까봐 한참을 움직이지도 못한채 

모처럼 삶의 흔적이 묻은 발이 호사를 누리려는 그것마저도 허락치가 않다

아니면 고단했던 삶에 뒤틀린 발을 위로하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

.

.

어쩌면 치열한 삶에 지친 제 자신의 처지를 위로 받으려는 건지도.....

.

.

.

세월에 변해버린 엄니의 저 발처럼

세월에 묻혀 잠시 쉬어가는 저 고추잠자리처럼

서로에게

위안이 될 수있는

귀한 인연이 되길 바래본다

 

-  김천 무흘계곡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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